요즘 청소의 재미를 좀 알게 되었는데 일종의 단순 노동이지만 그 내면은 훨씬 심오한 것 같다.
고백성사가 생각과 말로 마음의 때를 씻어내는 것이라면
청소는 생각과 행동으로 그 대상물 (에 나를 투영하여) 을 씻는 것이랄까.
더러움을 닦아내기 위해 허리와 무릎을 굽히고 걸레질을 하면서 '낮아지는 숭고함'에 대해 생각해본다. 몸에선 열기가 나고 땀은 줄줄 흐르고 발바닥엔 계속 먼지가 붙는다.
실수로 개똥과 개오줌을 철퍽 밟는다.
소파 밑에서 백원짜리 동전을 찾는다. 잃어버렸던 양말 한짝을 찾는다.
침대 아래에 쳐박아둔 옛날 악기를 보면서 나의 과거속으로 trip...
자연의 이치는 경이로울 정도로 신비하다.
너무나도 복잡하고 그것을 지배하는 원리는 아주 단순하다.
단순하고 쉽지만 한겹씩 벗겨낼 수록 고급 메카니즘, 그리고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어디서 오는지 모르는 먼지는 매일 매일 계속 쌓여간다.
어디서 오는지 모르는 악 역시 매일 쌓여간다.
나의 '오늘 해야 하는 일' 도 수북이 쌓여간다.